비가 며칠째 이어지거나,
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 계속되면
창가에 놓인 식물들도 조금 지쳐 보일 때가 있어요.
잎이 축 처지거나, 물을 줘도 생기가 덜한 느낌.
그런 날은 식물에게도 ‘숨 고르기’가 필요한 시기일지도 몰라요.
햇빛이 들지 않는 날이라고 해서
식물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질 땐,
조금 다른 방식으로 돌봐주는 마음이 필요해요.
잎을 닦아주는 시간
잎 위에 쌓인 먼지를
부드러운 마른 천이나 키친타월로 살살 닦아주세요.
햇빛이 없어도 공기를 정화하고 있는 식물에게
작은 응원이 되어주는 손길이에요.
잎에 묻은 먼지를 닦아주는 것만으로도
숨 쉬는 통로가 조금 더 가벼워지니까요.
흙 표면을 살짝 들춰보기
흙이 눅눅해 보이는데
겉만 그런 걸까, 속까지 젖어 있을까
살짝 손가락으로 눌러보거나
젓가락 끝으로 윗흙을 부드럽게 살살 풀어주세요.
공기가 잘 통해야 뿌리도 편안해져요.
그냥 흙을 한 번 쓸어주는 것만으로도
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도 함께 따라와요.
창문을 잠깐만 열어주세요
햇빛이 없더라도
환기를 한 번 해주는 것만으로도
식물도 사람도 숨 쉬는 게 한결 좋아져요.
특히 과습이 걱정될 땐,
한낮 잠깐이라도 창문을 열어 바람을 들어오게 해주세요.
물론 너무 찬 바람은 피하고요,
부드러운 공기 한 줄기면 충분해요.
자리를 살짝 옮겨보는 것도 좋아요
햇빛이 없어도
빛이 좀 더 드는 창 근처,
혹은 밝은 조명을 오래 켜는 공간으로
잠시 식물의 자리를 옮겨줘 보세요.
자리를 바꿔주는 것만으로도
식물의 리듬이 다시 정돈되는 경우도 있어요.
햇빛이 부족한 날엔
식물도, 나도, 조금 느려져요.
하지만 느린 날은 느린 날대로
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.
잎을 닦고, 흙을 만지고,
그저 바라보는 시간도
식물에겐 돌봄이고
내겐 숨 고르기가 되더라고요.
햇살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,
그게 오히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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